다시 찾아온, 금빛 늪의 노래

작성일
2026-04-08 18:16:53
작성자
정양늪
조회수:
220

금개구리

금개구리

늪지의 첫 숨결이 열리는 아침,
검은 물결 사이로 금빛이 미끄러진다.
작은 등껍질 위에 앉은 햇살이
세상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아직 떨리는 발끝으로 물을 두드리는 소리,
그 소리는 너무 작아 귀를 기울여야 들린다.

금개구리의 눈동자에는
지난 겨울의 어둠과 이번 봄의 약속이 섞여 있다.
한 번의 뛰어오름이 온 계절을 깨우고
그 파문은 갈대 늪 끝까지 전해진다.
그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몸으로 말한다:
살아 있음, 다시 시작함, 아직 끝나지 않았음.

늪 사이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멧비둘기,
두리번거리는 눈빛은 세상의 잔해를 헤아리고
작은 부리로 하루를 긁어 모은다.
그의 날갯짓은 소박한 의례,
먹이를 찾는 행위는 곧 삶을 확인하는 의식이다.
흙을 더듬는 발톱마다 남겨진 흔적은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삶의 이유가 된다.

민들레홀씨 하나가 바람을 기다린다.
둥근 우주를 품은 작은 우주,
손끝에서 흩어지는 숨결처럼 가벼워
어느 담벼락 틈새에도 닿을 수 있는 꿈이다.
바람이 불면 그는 떠나고
떠난 자리에는 또 다른 시작이 남는다.
씨앗은 말이 없지만 말보다 오래 약속한다:
땅을 기억하고 뿌리를 내리겠노라고.

봄은 소란이 아니라 연쇄다.
한 생명이 깨어나면 그 울림이 옆 생명을 깨우고
옆 생명의 깨어남이 또 다른 깨어남을 부른다.
늪지의 물방울이 잎을 적시고
잎은 햇빛을 모아 작은 등불을 만든다.
그 등불들이 모여 길을 밝히면
사람들은 그 빛을 따라 서로를 알아본다.

우리는 모두 민들레홀씨처럼 떠돌고
때로는 금개구리처럼 조심스럽게 뛰며
때로는 멧비둘기처럼 두리번거린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 작은 몸들이
모여 큰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는 비장함도 과장도 없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희망을 말한다.
길 위의 발자국이 사라져도 흔적은 남고
흔적은 누군가의 눈에 닿아 이야기가 된다.

그 이야기는 다시 누군가의 손을 움직이고
그 손은 또 다른 씨앗을 심는다.
이 순환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견디고 사랑한다.
봄은 그 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보다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해준다.
다시 시작해도 좋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늪지의 첫 울음이 멀리 퍼질 때
그 소리는 기록을 넘어 사람들의 가슴에 닿아
작은 불씨를 살리고 닫힌 창을 열게 한다.
금개구리의 떨림, 멧비둘기의 두리번거림,
민들레홀씨의 가벼운 이탈
그 모든 것이 같은 문장을 이루어간다.

봄은 약속이 아니라 증거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보이지 않던 손길들이 서로를 닿게 한다.
오늘의 작은 발견들이 내일의 큰 초록이 되고
오늘의 떨림이 내일의 노래가 된다.
그 노래는 소란이 아니라 연대이며
작은 존재들이 모여 큰 희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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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위생과 생활환경담당 (☎ 055-930-3342)
최종수정일 :
2026.04.29 15:4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