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내려놓는 늪지

작성일
2026-03-11 17:51:04
작성자
정양늪
조회수:
110

돌을 내려놓는 늪지

돌을 내려놓는 늪지

밤의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당신에게
달빛은 천천히 창문을 스미고
작은 먼지들이 별처럼 떠오른다
숨 하나가 길게 늘어지면
그 안에 오늘의 무게가 잠깐 멈춘다.

바람은 말이 없지만 귀 기울이면
낡은 나무의 속삭임이 들린다
그 소리는 당신이 잊어버린 이름들을 불러주고
잃어버린 날들의 모서리를 다독인다.

당신의 손바닥을 보아라
거기엔 수많은 길이 새겨져 있다
어떤 길은 아직 젖어 있고
어떤 길은 햇빛을 닮아 반짝인다.

모든 길이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왔다
아침은 늘 약속하지 않지만
작은 빛 하나로도 시작된다
커피 한 잔의 온기, 창밖의 새 한 마리
그것들이 당신의 하루를 천천히 풀어준다.

슬픔은 때로 깊은 바다처럼 넓고
파도는 이유 없이 밀려오지만
당신은 배를 잃은 것이 아니다
당신은 아직도 노를 잡고 있다
손이 떨려도, 숨이 가빠도
노는 다시 물을 가른다.

기억은 때로 무거운 돌이 되어
주머니를 눌러도, 어깨를 누르더라도
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는 있다
작은 정원, 오래된 책장, 누군가의 웃음
그곳에서 돌은 꽃으로 바뀌기도 한다.

당신의 밤이 길다면
별 하나를 손에 쥐어보라
그 빛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간다
그리고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의 어둠도 밝히고 있다
사랑은 늘 거대한 선언이 아니다.

때로는 조용한 차 한 잔,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건네는 담요 한 장
그 소소함이 쌓여 큰 집이 된다
당신은 이미 그 집의 한 벽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문턱이다.

문턱을 넘을 때마다 발자국이 남고
그 발자국은 누군가의 길잡이가 된다
당신이 넘어간 자리에서 누군가는 일어선다
오늘의 눈물은 내일의 강물이 되고
그 강물은 다시 바다로 흘러가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안다.

당신의 이야기도 결국은 넓은 품에 닿을 것이다
지금은 천천히 걸어도 된다
달팽이의 등껍질처럼 속도를 품고 가라
속도가 느려도 길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길 위에는 늘 작은 기적들이 놓여 있다.

마음이 무거울 때는 하늘을 보아라
구름은 흘러가고, 색은 변하고
당신의 무게도 언젠가 색을 바꾼다
그 변화는 당신을 몰라보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을 더 깊게, 더 부드럽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지금 여기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의미 있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 더 환해진다
당신의 하루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다시 빛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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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6.03.11 17:5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