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자들에게 갈 곳이 없다(청청벽력같은 일이 생겼다).
귀농한 지 6년차가 되어 갑니다.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3년 만에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산좋고 공기좋은 곳에 와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총 6가구에 10분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근데 청청벽력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일이 아니라 태양광 발전소(1999kw, 2메급, 약 1만평)가 바로 농밭골(농암마을이라고도 함)에 산(산214)에 생긴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군에 문의해서 알아본 결과 올해 7월에 신청이 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몇 개월이 지난 후 업자가 찾아오면서 부터입니다.
업자는 여러가지 당근을 제시하면서 “눈 딱 한번만 감아 주이소!”하며 회유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농밭골 사람들도 다 반대하고 저도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 하면서 거절을 합니다.
사실이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농밭골에 주민들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이 업자들이 아랫동네 금천마을(태양광 발전소가 세워지는 우리마을-농밭골-에서 약 1km 떨어져 있음)에 돌아다니면서 돈을 뿌리는지 모르겠지만 동의를 받아갔다고 애기를 듣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팔순이 넘으신 할머니들을 붙잡고 공사를 방해하면 잡혀 들어간다하며 겁을 주고 동의를 받기도 하고 아랫마을에 대동회 때도 나타나서 집마다 태양광패널을 해 주겠다고 했고 돈도 주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아랫마을 사람들과 그 동안에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 데, 배신을 당한 기분입니다.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자신의 주머니나 챙길려고 사인을 하다니 말입니다.
귀농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귀농해서 이제 좀 정착하고 뭔가 해보려고 하는 데 아랫마을 사람들은
태양광을 뭐가 안좋냐며 반대하는 농밭골 사람들을 보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누구에게는 주머니가 두둑해 지겠지만 다른 이는 피눈물을 흘림을 알게 됨을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돈 앞에서는 인심도 없고, 돈 앞에서는 사람도 없고,
돈 앞에서는 먹이 앞에 있는 개처럼 침을 질질 흘리는 짐승같습니다.
귀농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매스컴에서는 태양광이 해롭지 않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의 시작이 산에서 시작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살리는 태양광이 되어야 하는 데 산림에서 시작되는 태양광은 자연을 망치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인근 쌍백면의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지는 곳을 가 보십시오. 아름드리 소나무가 잘려나가고 산은 민둥산이 되어 마치 머리가 벗겨진 것처럼 신음하고 있다. 베어낸 나무를 실어나르는 거대한 차에 의해서 도로가 파손되고 있습니다. 산을 훼손하는 수십톤의 기계가 돈 들여 잘 닦아놓은 길을 주져 앉히고 파손하는 것을 보십시오. 새 도로를 깔아줄 걸로 기대합니까? 그곳에 양봉하시는 분들도 꾀 많은 데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데 양봉에는 손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 농밭골(농암) 주민들은 결사 반대합니다.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오면 우리는 갈 곳이 없습니다.
굴러온 돌은 박힌 돌을 뺀다 하지만 우리는 갈 곳이 없습니다.
업주가 쥐어준 백만원에 우리의 삶을 포기해야 합니까?
자연파괴, 훼손하는 데 있어서 일말의 가책도 없는 정책을 반대합니다.
발전소 예정지(산214번지) 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는 환경파괴이고 산림훼손이 가장 큰 문제라 여겨집니다.
둘째는, 마을 공동 식수가 그 산 아래서 납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태양광을 선전해도 저희에게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입니다.
셋째는, 산사태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곳의 지질을 철저히 조사하여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사지에 태양광이 쓰러진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는, 양봉에 피해가 올까 염려스럽습니다. 나무훼손과 생태계 교란입니다.
다섯째는, 위쪽에서 불어난 물이 한꺼번에 모여 내려올 때에 가옥침수가 염려됩니다.
여섯째는, 아랫마을과 윗마을이 이것 때문에 완전히 갈라서기 때문입니다.
농밭골에는 문제이지만
1km 이상 떨어진 아랫마을(금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과연, 그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요?
저희 귀농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저희 농밭골, 당사자들의 의견을 백프로 들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