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시스템을 이용하여 자동 번역중입니다. 번역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It is under automatic translation using Google translation system. The result may not be accurate.
돌아나와 나무데크로 발걸음을 옮긴다. 맞은편 황톳길에서 볼 때 짙은 갈색 줄기로 부드러운 초록빛 가지를 지탱하는 버들 군락 가운데로 들어가는 통로다. 물길을 따라 옆으로 길게 늘어선 품이 멀리서 볼 때는 그럴 듯하다. 데크를 타고 가까이 다가가면 그 속살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럴듯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별것은 아니다. 돋아나는 새싹도 있고 바람을 가르며 멋지게 길게 미끄러 지듯 내려앉는 새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줄기에 덕지덕지 말라붙은 황톳물이랑 나무에 걸려 있는 찢긴 비닐 따위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습지 정화 작용의 결과임을 안다면 그렇게 좋게만도 여겨지지 않고 지저분하게만도 여겨지지 않는다. 습지는 맑음과 흐림, 아름다움과 더러움이 뒤섞여 있으면서 맞물려 돌아가는 현장이다. 아름다움은 더러움으로 이어지고 더러움을 바탕삼아 아름다움이 생긴다고 일러준다. 나아가 아름다움이나 더러움 그리고 맑음이나 흐림 따위는 사람 마음의 작용일 따름이지 실재하지 않는다고도 일러준다.
그냥 모든 것은 그러할 따름이고 다만 시시각각 달라질 뿐임을 통째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덕분에 사람들이 습지에서 고난스러운 마음 작용을 잠시나마 풀어내릴 수 있는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 있는 습지의 모습이, 사람 눈과 귀를 씻고 머리를 헹구고 가슴의 티끌을 털어내 주는 것이다. 돌아나오며 보니 정양늪 물줄기가 황강으로 콸콸콸 쏟아져 흘러들고 있었다. 정양늪을 이루도록 바탕을 만들 어주는 물줄기였다. 걷는 동안 바로 옆 한우 경매장에서 나오는 확성기 소리와 소울음이 조금은 거슬렸지만 무슨 절간에서 명상이나 참선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그러려니’여길 수도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