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
합천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저희 동네를 방문하여 가로등설치와 오류가 있는 남명선생 생가입간판을 곧바로 잡아주시는 것을 보고 실천하시는 군수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군수님을 보고 저희 동네 어른들께서 모두 군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일을 하시는 군수님의 의지와 달리 이번 설에 고향을 방문하여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뇌룡정 복원 과정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신적 지주 퇴계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남명 조식선생의 뇌룡정 복원과정에서 제가 기억하는 뇌룡정의 모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이렇게 군수님께 글을 올립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의병장 곽재우장군을 비롯하여 수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옛 뇌룡정의 후원에 있는 나무들이 모두 사라지고 별 쓸모없는 나무만 남아있는 것을 보고 그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남명선생께서 부지깽이를 꺼구로 심었는데 그 나무가 지금까지 자라고 있다는 전설의 소나무들, 느티나무들 이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복원이라는 것이 원형에 가깝도록 만드는 과정일 텐데 이렇게 역사적 의미를 담고, 남명선생의 정신이 깃든 나무들을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궁금합니다.

나무가 모자라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더 심어도 모자랄 판에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그 나무를 파서 매각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후손의 대죄라 생각합니다.

그 소중한 나무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매각하거나 그 매각에 대하여 합천군에서 몰랐다면 그것 또한 엄청난 행정적 착오라 생각이 듭니다.

아랫사람이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군수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면 그것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 나무가 뇌룡정을 떠난다면 생존가능성도 낮아질 것이고, 그래서 그 나무가 죽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아직 봄이 오기 전에 그 나무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군수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나무를 잃은 뇌룡정을 남명선생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생각하며 가슴이 아픕니다.

수 백년의 역사를 지켜본 나무들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퇴계선생의 안동은 정신적 수도라고 합니다.
그 쌍벽을 이룬 경상우도의 남명선생의 유지가 살아나면 합천은 경상우도의 정신적 수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민을 위해 노력하시는 군수님께서 의지를 가지신다면 그 나무가 반드시 돌아오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산에서 이상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