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용주면 용지리가 내 고향이다.
매년 청명 한식이나 추석을 앞둔 대략 보름 전 쯤
토 일요일은 의례적으로
고향 용주면 고품리 산41-2번지 선영에 들러
벌초를 겸해 꼭 성묘를 한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조상님께 드릴 술과
정성들여 삶은 돼지수육
그리고 제기와 과일 파전 등을 준비하여
아이스박스에 넣고 조상님을 뵌다는 기쁜 마음으로
부산을 출발 내 고향 합천 선영으로 떠났다.
날씨는 너무 좋았고 합천에 다다랐을 때에는
이미 벚꽃 마라톤 경기는 끝이 났지만
유유히 흐르는 황강변 벚꽃들이
나를 반기는 듯 화사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양쪽 가로수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황홀경 때문인지
언제 도착 했는지도 모르게 선영 초입에 다다랐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중장비가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평소 산소로 통하는 길 옆 램프는 중장비로 파헤쳐져 있었고
길이가 대충 5~6m정도로 보이는
법면으로 처리되어 있어 통행이 불가능했다.
더구나 구거를 파고 관을 묻어려는지
논 흙은 죽탕에 가까울 정도로
물기가 있어 건널수가 없었고
이상황에 조상님을 뵌 다는건 불가능했다.
너무도 황당해서 옆에 있는 현장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이곳에 사람이 드나드는 램프가 있던 곳인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더니
그 곳에 현재 땅높이의 옹벽이 들어선단다.
그말에 기가 막혀
전에 유수농원측에서도 사람과 장비가
드나들게 콘크리트 도로 옆으로 램프를 설치해 주었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우리가 산소에 가려면 날아가야 되느냐고 물으니
그분 말씀 옹벽을 설치 하고는 옆으로 보토를 하는게
일의 전부다 라고 이런 저런 말들을 하시더니
자기 할일을 찾아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그럼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리고
여태 이 길을 이용해 왔던 후손들이 몇분 일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처를 할지 생각이나 해봤는가?
대충 잡아도 총 20여기가 훨씬 넘는 조상님의 산소가
있다고 했을때 쉽게 가늠이 가지 않지만
후손은 어림잡아 최소 2~3백명에 달할 것이다.
그 사람들의 권리를 생각하고 보장해 줘야한다.
그리고 산소를 개 보수 하거나 이장하거나
연세가 많아 이제곧 세상을 뜨시면 그 곳에 가서 묻힐 어른이
지금도 여럿 계신다.
그 때 장비는 어떻게 들어가라고 하는가
4~5m 옹벽을 타고 진입할 수는 없지 않는가
사업자 측과 합천군은
후손들의 뜻 우리의 뜻을
잘 파악해서 현명한 일 처리를 해주시길 바라고
그리고
군 건설과 최 주사님의 중재 노력이
차제에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전원마을의 건설 목적이 훼손되지 않고
고향민들과 웃으며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모범적 전원마을이 되길 바라며
다시한번
발주자인 합천황강전원마을정비조합과
감독관청인 합천군청 그리고 우리 민원인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서
이 문제가
조속한 시일내 원만히 해결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재부 합천향우 문용승(합천중2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