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단오제
화재 등 각종 재난 예방 및 지역사회 화합과 안녕 기원
법보종찰 해인사에서는 20일, 음력 5월5일 단오절을 맞아 소금 묻기와 체육대회를 해인사, 가야산, 매화산 일원에서 열었다.
해인사 단오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소금 묻기는 해인사 큰절과 마주하고 있는 매화산의 남산제일봉 정상 5곳 오방(五方)에 소금단지를 묻고 불꽃이 피어나는 형상의 남산제일봉 화강암 바위 사이사이에 한지로 감싼 소금봉투를 곳곳에 비장하는 의식을 치름으로써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화재 예방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해인사는 1695년부터 1871년까지 176년 동안 7회의 화재가 발생하였고 그 가운데 순조 17년인 1817년(6차 화재)의 화재는 막대한 피해가 있어 팔만대장경과 장경각을 제외한 모든 건축이 다 소실되었다. 당시 주지 진숙의 원력과 영남 관찰사이던 김노경(추사 김정희의 아버지)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복원 불사가 시행되었으나 불과 54년 후인 고종 8년인 1871년(7차 화재)에 다시 한 차례의 화재로 법성료가 소실되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해인사 남쪽에 위치한 남산제일봉이 불꽃 형세의 화산(火山)이기 때문에 정면으로 위치한 해인사로 화기가 날아들어 불이 자주 났다고 한다. 그래서 1817년 여섯 번째 화재 이후, 대적광전을 재건할 때 좌향이었던 건물 방향을 서쪽으로 돌리기도 했으며, 이즈음부터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인 음력 5월 5일 단옷날에 남산제일봉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바닷물로 불기운을 잡는다는 뜻에서 소금 단지를 묻었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오전 6시 30분부터 해인사 주지 해일스님 이하 1백여 명의 스님이 매화(埋火)산 정상과 예로부터 비밀리에 전해오는 장소에 소금을 묻고 각종 재난과 자연재해, 화재로부터 안전하기를 기원했으며, 오후에는 승가대학 선원스님 등 4개 팀이 화합을 기원하는 단오체육대회를 가졌다.
해인사 관계자는 “예년에는 해인총림, 승가대학 스님을 비롯해 지역 소방대, 가야산 국립공원, 해인청년회 등 3백여 명이 모여 지역사회의 화합을 다지던 단오체육대회를 올해는 메르스로 인해 축소 시행했지만, 단오절의 전통을 계승하여 각종 자연재해 및 재난으로부터 세계문화유산을 지켜내고 체육대회를 통하여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증장시키는 단오문화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